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어교재론 - 한국어 교재 연구 현황, 개발 방향

by Genuine korean 2025. 1. 26.

책
교재

1. 한국어 교재 연구 현황

 교재는 교사, 학습자와 함께 언어 교수 학습의 3대 요소 중 한 부분을 차지하며, 학습자와 교사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협의의 교재는 학생들이 교육 목표에 도달하도록 교육과정에 따라 교육 내용을 미리 선정하여 가시적으로 제시한 것으로서 주교재, 부교재, 워크북, 참고서, 사전, 시청각 자료, 음성 자료, 프로그램, 과제, 활동 등 교수에 활용된 모든 자료를 총칭한다. 한국어 학습자와 교수학습현장에 맞는 교재를 공급하기 위해선 기존 교재에 대한 정리와 파악을 포함한 한국어 교재에 대한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최그 한국어 교육현장에서는 학습자와 교수자, 교육기관에 따라 탄력적이고 자유롭게 교재를 선택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보다 교재의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학습 목적에 따른 적절한 교재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교사 개인의 잘못된 선택으로 적합하지 않은 교재가 선택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재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평균값은 5점 척도 기준으로 3.56 이었다. 교재와 학습 내용이나 디자인 및 형태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에 교재의 내용 기술에 대한 관점이나 구성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교재의 학습 내용 중에서도 문화 관련 내용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인간의 언어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의 문화가 담겨져 있어서 어떤 언어를 사용 한다는 것은 그 언어를 쓰고 있는 사회의 문화를 말한다. 언어를 배우는 것이 문화를 배우는 것이고 문화를 배우는 것이 언어를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언어 교육은 반드시 문화교육과 연결된다. 한국어 교육이 최근 들어 단순한 언어교육을 넘어 문화교육 혹은 문화를 통한 언어 교육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기존의 교재를 살펴보면 문화 내용은 언어 교육 교재 속에서 부분적이고 부수적인 수단일 뿐 한국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교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인터뷰 결과를 통해서도 교사들이 전반적으로 문화 관련 내용이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게 오래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또한 상호 문화적인 입장이나 다문화 감수성, 성인지 감수성 부분에서도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이는 최근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경향이 예전의 교재에 반영되지 못한 부분도 있어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와 국외의 답변에 큰 차이는 없었으나 국외의 만족도가 다른 항목들은 다 높은 데 비해 다문화 감수성 부분만 국외 지역 교사의 만족도가 국내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문화상호주의나 다문화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는 것과는 달리 아직 해외 교사들이 보는 교재의 기술에서는 이런 부분이 더 세심히 고려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해외 교사들은 국내 교사에 비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한국어 지식이 부족하여 모국어 번역이 있는 교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교재 번역을 요구하고 있는 양상을 보였으나 번역된 교재에 나타난 오류가 잘 고쳐지지 않는 점을 많이 지적하였다.      

 다양한 형태의 교재 개발에 대한 요구는 국내외 교사들의 차이가 없었으며 이 항목에 대한 요구의 평균값이 다른 항목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아 교재의 다양한 형태에 대한 요구가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국내외 모두 웹 교재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2. 한국어 교재 개발 방향

 1) 도입과 교수 목표 – 학습동기 유발

 한국어는 다른 외국어들과 비교할 때 언어 계통적, 문화적으로 너무 다르기 때문에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국어를 소개하는 간략한 도입이나 개요가 필요하다. 어떤 언어가 창제된 이유, 시기, 창제한 사람이 명확하게 기록된 언어가 한글이 유일하므로 한글에 대한 설명이 첨가되면 학습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양한 목적의 한국어 교재가 출간되고 있기 때문에 도입에 교재 개발의 이유만 밝힐 것이 아니라 교재 목표를 직관적으로 제시하면 학습자나 교수자가 목적에 따른 교재 선택에 있어 더 용이할 것이다. 예를 들어, '교재의 목표는 국제 통용 한국어 표준 교육과정 1급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본 교재의 학습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한국어 학습자들은 일상적 맥락과 공공장소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공통 주제에 대해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라는 식으로 구체적일 수록, 측정 가능한 목표일 수록 좋다.

 2) 담화의 현실성 – 구체적인 경험 제공

 많은 외국어 학습자들이 교재에서 배운 대화문을 그대로 현실에 쓴다고 했을 때 어색하다고 느낄 수 있는 담화들이 많다. 현대의 외국어 교육은 의사소통 중심 교수인 만큼 보다 현실적이고 시대 흐름을 잘 따라가는 활용 지향성을 갖춘 담화들이 중심이 되어 학습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담화와 문화의 상치 빛 번역 문제

 학습자에게 문화적으로 상치되어 부자연스러운 답화, 문화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뜻의 차이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 또한 번역을 잘못할 경우 학습자에게 부자연스러운 한국어로 들릴 수 있고 실제로 부자연스러운 발화를 할 수 있다. 단어나 표현의 정확한 1대1 번역이 어려운 경우 다양한 예시를 제시하여 학습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한국 문화 이해

 한국 문화를 접하고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그들의 관심사는 한국어 그 자체도 있겠지만 한국 문화에 대한 학습 욕구도 높을 것이다. 적정한 분량의 문화 지식을 교재에 포함시키면 학습자들의 요구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학습 의욕을 높일 수 있다. 이 때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전통 한국 문화를 과도하게 소개할 시 학습자의 흥미를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보다 대중적이고 잘 알려진 내용이나 보다 직접적이고 실생활에서 중요도가 높은 문화들 순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한국의 문화만 뛰어나고, 우월하다는 관점이 아니라 상대적인 관점에서 상호문화주의 관점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세종한국어의 경우 모든 문화 단원에서 '여러분 나라의 화폐에 대해 소개해보세요' 등과 같이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와 함께 학습자의 문화를 함께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5) 다양한 보조 자료 개발

 최근에는 인터넷과 동영상 플랫폼의 발달로 시청각적인 자료들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고 다양해졌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학습자들도 다양한 시청각 자료들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림, 사진, 동영상, 음성 파일 등을 통해 학습자들의 흥미를 높이고 이해를 도울 수 있다. 과거에는 테이프나 CD를 첨부하여 청각 자료 위주로 제공하였으나, 최근에 나온 많은 교재들은 자체 웹사이트에서 추가적으로 시청각 자료를 제공하거나 더 나아가 QR코드로 한번에 해당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시청각 자료들은 그나마 많은 교재들이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추세지만 익힘책에 대한 개발은 상대적으로 뒤쳐져있다. 다른 보조 자료보다 익힘책 개발의 중요성이 높은 이유는 학습자 스스로 배운 내용을 복습하거나 학습하기에 주교재만으로는 연습 활동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익힘책 개발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6) 다양한 형태의 교재 개발

 태블릿 PC와 같은 전자기기의 보급이 늘어나고,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면서 교실 수업이 어려운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교재에 대한 요구가 생기고 있다. 아직까지는 교사들이 책자형 교재를 선호하고 웹 교재나 앱 교재는 어느 정도의 보조 자료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시대에 흐름에 따라 웹/앱 교재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교재를 선택할 때 선택의 범위가 좁고 수급이 용이하지 않아 문제가 되는 국외 교육 현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7) 다양한 교재 개발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기능별, 목적별, 내용별 다양한 교재 개발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한국어교육 초기에만 해도 비지니스나 선교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습자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국적, 연령, 배경을 가진 학습자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한국어 교재도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여 다양한 종류의, 양질의 교재를 제작 공급해야 할 것이다.

3. 의견

 앞서 어러번 언급했듯이, 한국어 학습자들의 목적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어 교재는 그만큼 다양한 선택지를 주고 있을까? 많은 노력들이 있지만 다른 외국어에 비하면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가볍게 배워보려고 하는 학습자에게 문법의 비중이 높은 교재를 선정한다면 어떨까? 레포트를 준비하면서 학습자의 요구, 목적, 나이, 국적, 배경 등 다양한 요인에 따른 적절한 교재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현재 호주 브리즈번에 거주하면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지 몸소 체감하고 있다. 브리즈번 시티에 있는 외국어학원을 방문하여 한국어 교육에 어떤 교재를 쓰고 있는지 문의하였는데 2005년 출간된 서울대 교재를 쓰고 있었다. 거의 20년이 되어 가는 오래된 교재를 가지고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기회가 되어 해당 외국어학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를 만날 수 있었는데 교재에 대해 문의하니 너무 오래되어 수업을 진행할 수 없어서 매 차시마다 직접 제작하고 있다고 했다. 근처 도서관에서 가서 15년 된 한국어교재를 훑어보았는데 이미지는 물론이고 내용도 시대와 동떨어져 있었다. 그렇다면 최근에 나온 교재들은 완벽하게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을까? 호주인 남편의 한국어 공부를 도우면서 다양한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교재에 궁서체로 쓰여진 단어에 왜 일직선이 아니고 꺾인 부분이 있는 지, 왜 본인은 한국어를 필체할 때 교재처럼 궁서체로 쓰지 않는지,  왜 교재에 있는 말투들은 내가 집에서 하는 말과 다른지, 한국어가 모국어인 우리가 생각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받으면서 교재들이 단순하게 내용이나 다양성 뿐 아니라 이런 작은 부분들도 정말 현실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언어는 시대적, 문화적, 역사적 등 갖가지 이유로 살아 있는 생물처럼 계속 변천한다. 더구나 지금은 국제교류와 인터넷의 영향으로 그 변화가 더 빨라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지금도 계속 새로운 교재들이 출간되고 있다. 하지만 각 교재들이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는지, 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저자의 주관적인 입맛대로 치우치진 않았는지 객관적으로 검수할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다. 한국어에 관심을 갖고 배우고자 하는 학습자가 처음 접하는 교재가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다면 이는 누구의 잘못일까? 좋은 교재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교재가 최종 학습자에게 직접 닿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지금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기 위해 한국어교원을 공부하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은 한국에서 공부할 수도 있지만 해외에도 학습자가 많다. 소극적인 태도로 한국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잠재적 학습자까지 포함하면 추산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한국어는 중국어를 제치고 세계 7위 학습 언어가 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듀오링고라는 외국어 학습 어플을 한 개를 기준으로 한 순위이지만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단순히 좋은 교재를 만드는 것, 혹은 국내에 있는 한국어 학습자에게만 집중하는 것에서 나아가 해외에 있는 한국어 학습들에게 좋은 교재를 어떻게 노출 시킬 수 있을까? 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방법은 각국에 있는 대사관들이 직접 관리하는 세종학당 뿐만 아니라 각국 각 도시에 있는 외국어학원과 소통하여 적합한 교재를 제시하고 한국어 교육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각 대사관들의 독자적인 계획보다는 정부가 중심이 되어 각국 상황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참고

국립국어원-국내외 한국어 교재 사용 현황 조사(2020)

국립국어원-한국어 교육과정, 교재 현지화 및 질 관리 방안 연구(2021)

국립국어원-한국어 교재 사용 현황 조사 및 교재 개발 중장기 계획 수립 연구(2017)

북미 지역 일반 목적 한국어교재 비교 분석(2022)

인사이트 기사-한국어, 중국어 제치고 세계 7위 학습 언어 등극(2023.01.19)

비타민 한국어1-다락원(2017)

한국어교재 개발 방향-이정노(2000)

세종한국어